S.J.H. 컬럼
우.리.나.라.....
2012.03.08 11:13
꼴 한 망태 외양간에 던져주는 일 없어도
일 바쁜 이웃 아저씨 고비 끌면은
의례 그래야 하는 줄 알고
눈 한번 흘기지 않고 나와 밭 갈아주고.
천 근 같은 짐 등에 지워 허리가 활같이 휘어도
뒷발질 한번 할 줄도 모르고
숨가쁜 거품 줄줄 흘리며 묵묵히 지고 가는
소같이 착한 민족이었는데...
피골이 상접한 동네 어른 더나시던 날엔
부엌 일 모두 내려놓고 달려나와
고개 마루 상여가 숨을 때 까지
행주치마에 눈물 콧물 묻혀 내며 울어줬는데...
분단! 그것이 무엇이길래
무슨 풀지 못할 천추의 한이 있었기에
가냘픈 허리 잘라 두 동강내고
상스러운 이름 분단국이라 이름 했는가?
받은 것 없이 퍼주고 퍼주어 집안 싸움이 나도
할 수만 있으면 더 주고 싶어했는데...
눈 한 번 까딱도 않고
불바다 노래가 그리도 쉽게 나오는 이유를 말해주시오
부슨 척이 만고에 그리 많이 쌓였기에
분단의 틀 그 속에서 새끼가 나오고 또 나와
나라를 모래로 만들어가니
누구 말씀 해 주시오
하나의 굳은 땅으로 변할 길은 영 없는 것인지?
. . . . .
- 이상숙권사 '업어 키운 아내의 일기' 중에서